내가 K리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2019년 쯤이었던 것 같다.
당시 카카오TV에서 주말마다 K리그 중계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심심해서 보게 되었다.
그 땐 나름 심심풀이 용으로 한국의 축구를 보는 게 재밌었고, 가끔씩 보이는 걸개들도 한글로 적혀있었고 들리는 응원가들도 한국어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생각보다 치열하게 축구를 보는구나 생각했었다.
2019년에 처음 K리그를 보고 내 팀을 정하려 했었는데, 사는 곳에서 가까운 팀인 수원삼성, 수원FC, 성남FC와 내 고향의 팀인 경남FC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어디가 끌리는 느낌이 없어서 팀을 확실히 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종강을 하고 2019년 7월에 군대에 입대하게 되어서 다시 K리그와 멀어지게 되었다.
팀을 고민하다가 군대로 인해 원래 살던 곳과 멀어지게 되니까 팀을 정하는 일은 원점으로 돌아갔고 주말마다 그냥 K리그 자체를 즐겼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전역을 하고 2021년, 수원의 정상빈 선수가 눈에 띄었다.
직관을 가지는 않았지만, 마침 수원의 홈구장이 가장 가까웠기 때문에 나는 수원을 응원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데 2022년 시즌은 왜인지 축구를 잘 안 봤던 것 같다.
2022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끝나고 나서야 수원이 정말 위험했구나 생각이 들었고, 다시 K리그를 보게 되었다.
2023년도 정말 힘든 한 해였다.
원래 직관을 갈 생각도 없었는데 수원이 6경기를 하고 4월이 되었는데도 승리가 없어서 정말 수원이 위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간절한 마음에 용기 내어 2023년 4월 15일 첫 직관을 가게 되었다.
그 날은 날씨도 흐리고 비도 조금씩 오고 있었다.
처음 간 빅버드는 굉장히 신기했다.
경기장 안 쪽에서는 북소리 같은 웅장하고 큰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었고, 난 바깥에서 축구 경기장이 이렇게 크고 웅장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처음 입장한 빅버드는 나에게 굉장한 설렘과 웅장함을 주었다.
들어가면서 보이는 푸른 잔디가 굉장히 인상 깊어서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중계화면에서 보던 것과 다르게 필드가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도 들었다.
축구 중계에서는 킥오프 전 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몸을 풀고 있는 장면도 되게 신기했다.
이 때 분위기가 많이 좋지 않아서 관중은 그리 많이 오지 않았다.
원정팀이 제주여서 제주에서 원정을 오기 힘든 것도 한 몫 했을 것 같다.
찾아보니 5,190명이 왔다고 한다.
아마 이 때가 내가 간 경기 중에 관중이 제일 적게 온 경기가 아니었을까?
빅버드의 첫 인상은 흐린 날에 갔음에도 굉장히 알록달록했고 푸른 잔디가 설렘을 가져다 주었다.
전반 7분에 선제골을 넣었었는데, 이번 경기는 정말 이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후반전이 되니까 해가 보이면서 잔디는 더 푸르게 보였고, 남은 절반의 경기를 통해 꼭 승리를 가져오자는 설렘이 더 불어났다.
하지만 경기는 2:3의 결과로 패배했다.
이 날 N석에 거꾸로 걸려있는 걸개들은 당시의 불안한 상황을 말해주는 것 같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나는 무엇에 이끌렸을까?
흐린 날씨, 2:3 패배, 화난 관중들과 걸개들을 보고도 오히려 수원에 빠져들었고 빅버드를 다시 가게 되었다.
오히려 수원 팬들의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과 팀에 대한 사랑을 느꼈던 걸까?